느짓놀이

POST : 리뷰/감상

Cookie Clicker

제작 : Orteli , 공개 : 2013년

플레이 : http://orteil.dashnet.org/cookieclicker/


더 자주 오려무나. -할머니-




 시간때우기 계열 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한쪽에 덩그러니 놓인 쿠키를 클릭하면 된다. 이런 게임이 으레 그렇듯 네 시작은 클릭이었으니 그 끝은 건설이리라. 쿠키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온 세상이 쿠키로 뒤덮여가는 가운데 '그녀'는 무서운 계획을 시작하고...


 지금 링크한 것은 리파인된 버전이고, 구버전(클래식 버전)은 해당 사이트에 따로 링크되어 있다. 기본 골격은 같다.

 초반에 1~5분이면 클리어 가능한 간단한 도전과제를 쏟아부어서 게임에 대한 흥미를 배가하고, 그냥 작업표시줄 아래로 게임을 내려버리지 않도록 낮은 확률로 뜨는 아이템을 클릭하면 여러 어드밴티지를 얻을 수 있고, 게임을 어느 정도 플레이한 뒤 리셋하면 이전에 얻었던 쿠키 수에 따라 어드밴티지를 얻는 등, 사람을 오래 잡아둘 수 있는 요소로 가득하다. 귀여운 도트 그래픽과 후반부의 기괴한 배경 등의 잘 다듬어진 그래픽도 주목할 만하다.


 이게 끝이라면 하루만에 그만뒀겠는데, 이 게임의 포인트는 가운데 창 상단에 뜨는 뉴스. 일상적이기 짝이 없는 물건이 게임에서나 셈할 수 있는 끔찍한 숫자로 늘어나면서 게임 속 세계는 광기로 치닫는다. 게다가 단순한 아이템이었던 할머니들이 대오각성하여 날뛰기 시작하면서 혼란은 더 커진다. 


이 게임에서 보여준 커다란 발상의 전환이 두 개 있는데

1. 누르면 올라가는 스탯에 불과한 쿠키가 게임 속 세계의 문화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여준 것.  게임이라는 물건에 익숙해지면 숫자를 숫자 이상으로 느끼는 건 참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세기도 힘든 단위로 올라가는 숫자 가운데에서도 '쿠키'의 존재감을 확보했다. 

2. '게임이니까' 아무런 의문도 제기하지 않고 할머니의 수를 늘려갔던 것이 이 게임의 유머의 시작.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점은 치트를 권장한다는 것. 당장 콘솔을 켜고 Game.cookies=(숫자)만 치면 쿠키 수가 바뀌질 않나, 그냥 치트로 플레이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완전히 게임의 밸런스를 박살내는 RuinTheFun() 같은 명령어까지 준비되어 있다. 수정이 손쉬운 코드를 지닌 게임이다 보니 황금쿠키 출현 시간, 효율 등을 알려주는 플러그인도 나왔다. (Cookie Monster라는 이름이다.)

 이 게임의 무엇이 전세계인을 쿠키에 열광하게 하는가... 


 어쨌든 일주일째 정신 놓고 쿠키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중. 다음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다. 꾸끼!


+


 제작자의 다른 게임 중에서는 <Nested>가 주목할 만하다. 게임이라고 칭할 수는 있을지, 게임의 살을 들어내고 뼈다귀를 보여주는 게임이라고 해야 할지, 모호한 물건이지만 대단히 재기발랄하다. 스포일링을 당하면 재미가 반감되는 게임이고 플레이에는 5분도 걸리지 않으니 추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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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9. 16.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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