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id는 정말 컬처쇼크 그 자체였음. 반전이 무서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스토리가 게임의 매커니즘과 긴밀하게 연결되면 스토리나 매커니즘만 존재할 때에 비해 몇 배의 시너지가 생긴다는 개념이 머리를 띵 쳤음...
— 단삭 (@d_lizbrid) September 2, 2013
난 Braid를 접하기 이전까지는 게임의 스토리와 매커니즘이 서로를 더 손에 쥐기 좋게 보정하는 기구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단 말이지... 잘 만들어진 게임은 그 모든 구성요소가 맞아들어가며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가 된다는 게 정말 충격이었어
— 단삭 (@d_lizbrid) September 2, 2013
최근에 그 융합을 강하게 느낀 건 Thomas Was Alone. 스토리는 좋지만 스토리와 매커니즘이 어쩔 수 없이 분리되어 있었던 건 To The Moon. (그래서 난 이 게임을 어드벤처 게임보다 인터랙티브 노벨로 침)
— 단삭 (@d_lizbrid) September 2, 2013
잘 짜인 매커니즘이 스토리의 역할까지 대신하는 게임이 퍼즐 게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Antichamber는 훌륭한 스토리를 가진 퍼즐 게임이었음. 아ㅏㅏㅏㅏㅏㅏ 게임 배우고 싶다ㅏㅏㅏㅏㅏㅏㅏ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단삭 (@d_lizbrid) September 2, 2013
'게임의 매커니즘'이란 단어에 대해 조작적 정의를 확실히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우선은 '스토리와 그래픽을 제한 게임의 시스템적 측면', '플레이어와 게임을 연결하는 축',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이런 데 쓰는 용어를 어느 책에서 봤던 것 같은데...
이하는 새벽에 조금 더 생각해 본 것. 반대로 정렬했으니 그냥 위에서 아래로 읽으시면 됩니다.
내가 생각하는 게임의 스토리와 매커니즘의 연계란 이런 거... 이스 시리즈는 박치기 전투로 유명함. 헌데 아돌이 꼭 몸통박치기로 적을 잡아야 할 이유는 스토리상에서 없음. 그냥 칼을 휘둘러도 말이 될 것이고 스토리엔 영향이 없을 것임.
posted at 02:57:20
직관적이고 참신한 매커니즘이지만 스토리와의 연관은 적거나 거의 없다는 것임. 만약 아돌이 체온이 매우 높은 인간이었다면 어떨까. 그래서 몸을 부딪히는 것만으로 데미지를 줄 수 있고, 대신 사람에게도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게 된다면?
posted at 02:58:42
이런 게 스토리와 매커니즘의 융합일 것임. 일시적으로 체온을 식혀서 사람들과의 사교를 쌓는 대신 공격이 불가능해지는 아이템이라거나, 체온을 높여 데미지를 높이지만 대신 자기 피도 빨리 깎이고 사람들 사이에서의 악명이 높아지는 퍽이 있다면 어떨까?
posted at 03:00:07
대충 이런 느낌... 물론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게임에 쓰이는 매커니즘은 이미 여러 게임에서 쓰이면서 문법화된 것들이다. 매커니즘이 딱히 스토리와 연관되지 않아도 게임의 문법에 익숙한 플레이어는 무리 없이 이해하고 소화할 것이다.
posted at 03:02:19
하지만 가지런한 문법뿐인 게임은 접근성은 높아질지언정 새로움을 확보하기는 힘들다. A버튼을 누르면 점프를 한다? 왜? A버튼을 누른다는 행동과 점프를 한다는 행동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데? 두 행동에 닮은 점이 있어? 이런 의문..
posted at 03:06:08
방금 얘기는 상당히 근본적인 예시긴 한데 그래서 키넥트나 Wii 같은 게 생겼지ㅋㅋㅋ 어쨌든 이 스토리와 메커니즘 간의 연계는 근본적으로는 조작장치부터 세부적으로는 게임 내의 모든 인터랙션까지 닿음.
posted at 03:09:12
WASD보다 아날로그 스틱이, 스틱보다는 키넥트나 Wii가 더 직관적으로 '움직임'을 반영할 수 있듯 게임 내에서도 게임 내의 구성요소들에 좋은 문법?을 적용하면 더 긴밀하고 직관적이고 설득력있는 연계를 구성할 수 있음.
posted at 03:15:48
그 연계 중에서 한 가지가 스토리와 매커니즘 간의 연계. 메커니즘과 그래픽, 그래픽과 스토리, 음향과 매커니즘 간의 연계 등등도 있음. 이것들이 다 모였을 때 비로소 모든 요소들이 융합한 하나의 게임이 완성될 터임. '잘 만든 게임'이.
posted at 03:17:55
널리 알려진 게임 문법만을 모으면.. 충분히 효율적이고, 편리함이 증명되었고, 다들 익숙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지만, 마스터키는 되지 못할 것임. 그래서 친근한 문법과 그 게임만을 위한 독창성의 딱 맞는 조합을 목격하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음.
posted at 03:23:15
바로 그 부분에서 나는 Braid의 구성에 충격을 받았고, 더 많은 사람이 플레이하는 대규모 게임보다 인디에서 이런 게임을 더 많이 마주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음... 문법을 넘어서는 낯설고 도전적인 독창성... 그리고 대체로 옳았음
posted at 03:26:41
물론 큰 게임에 독창성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거 아닙니다 대규모 상업게임에서 인디처럼 화끈한 도전은 독이고 접근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니까! 돈과 인력이 투입되는 작품의 안정성은 참 멋지죠 그 규모에 경도될 때 정말 즐거워요... :Q 어쌔신크리드 좋아요
posted at 03:30:54
그리고 사실 문법의 큰 틀 안에 있더라도 게임은 그 안에서 얼마든지 얼마든지 독창적일 수 있음... 그래서 내가 플랫포머를 엄청 좋아해ㅋㅋㅋ 플랫포머의 문법은 상당히 견고한데도 그 안에서 수많은 변주가 나옴
posted at 03:35:12
같은 물감으로 그린다고 그림이 다 똑같은 게 절대 아니듯이 :Q 그리고 틀이 확실할수록 변주는 더 두드러짐...
posted at 03:37:19
어떤 게임이 "딱히 게임이 아니었더라도 상관없었다면" 그건 요소들 사이의 융합에 실패한 것. 내게 투더문이 그랬음. 정말 감명깊게 플레이했지만 이 게임은 영화여도 좋았을 거라고 생각해.
posted at 03:54:18
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그렇다면 이 스토리로 가장 높은 접근성을 갖출 수 있는 틀은 게임임. 그리고 그 결과는 상당히 성공적이었음. 그래도 이 게임이 게임의 구색을 군데군데 첨가한 소설에 가깝다는 아쉬움은 가시지 않는다.
posted at 03:56:34
뭐 이런 게임도 존재하는 거지! 그렇게 치자면 아예 비주얼노벨이란 장르도 있고! 어쨌든 난 좋아하는 게임이니 됐어!
posted at 03:58:37
아 그래 스토리랑 매커니즘만 얘기하느라 음향을 빼먹었군... 투더문의 사운드트랙은 확실히 강력하지. 하나하나 명곡은 아닐지언정 음악과 스토리의 연계가 매우 성공적이었음... 으으 슬슬 자자
posted at 04:02:33
...나는 왜 네 시까지 깨어 있었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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