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 Eyebrow Interactive, 발매 : 2012
구매 : http://store.steampowered.com/app/72000/ 혹은 Humble Indie Bundle 7
절대적인 어둠 속,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퍼즐 요소가 강한 플랫포머. 2시간 반째 플레이 중. 클리어하려면 총 6~8시간 가량 걸릴 듯.
플레이어는 암흑으로 꽉 찬 세계를 돌다다니며 빛을 밝혀 문까지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 게임의 특이한 점은 아무리 무언가가 그 위치에 존재하더라도 빛을 밝혀 그것을 비추지 않는 이상 공백으로 취급된다는 것. 예를 들어 위의 스크린샷에서 플랫폼 사이의 빛이 닿지 않은 부분을 밟으려 하면 플레이어는 그냥 아래로 낙하한다! 퍼즐을 풀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빛의 구체나 전등 등을 이용해 어둠을 경계하며 또한 어둠을 이용하여야 한다.
흑백의 대조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2D 그래픽과 사람을 긴장시키는 엠비언트가 어우러진 음침한 BGM은 오래된 영화를 연상시킨다. 조용하지만 '공포'까지는 넘어가지 않는 아슬아슬한 신비로움과 적막함은 공포게임이라면 질색하는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어쨌든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주목해야 하는 포인트는 어둠 자체가 아닌 그 어둠을 밝히는 빛인 것이다.
스토리 면은 아직 플레이를 다 하지 않아 코멘트를 미루겠다. 주인공인 얼굴 없는 거미(?)가 3개의 각 챕터에 따라 새로운 페르소나를 뒤집어쓰는 모습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것이 흥미로운데, 무슨 의미인지는 좀 더 진행해 봐야 알겠고...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서서히 높아지는 난이도의 완급은 내 기준에선 적절해 보인다. 고정관념을 넘어 Closure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퍼즐을 풀어냈을 때의 성취감이 쏠쏠하다. 어둠 속에 숨겨진 흰 나방을 찾아 모으는 달성요소도 있다. 나방이 있는 스테이지에서는 무언가 반짝거리는 소리가 난다.
연출에서는, 플레이어가 가까이 가면 어둠 속에서 존재를 드러내며 밝아지는 오브젝트, 물에 잠겼을 때 일그러지는 형상과 음악 등이 마음에 들었다. 장애물에 걸리면 광원의 빛이 뻗어나가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설정인데도 좋았음.
다만 스테이지를 재생성할 때 오브젝트들에 걸리는 물리연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상자가 플랫폼에 걸려 드르륵거리거나 시작하자마자 열쇠가 바닥으로 사라져 버리는 등등... 맵을 도로 재생성하면 해결되는 문제긴 한데, 한창 몰입하던 중에 게임의 흐름이 끊기는 감이 있었다. 또한 이 물리 때문에 꼭 필요한 오브젝트를 떨어뜨려 버려서 거의 다 깬 스테이지를 허무하게 리셋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
극과 극의 분위기를 가졌지만 Sugar Cube : Bittersweet Factory와의 공통점이 느껴지는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필드를 조종해야 한다는 것. 어찌 보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얼마나 다른 결과물로 나타날 수 있는지가 보여서 인상깊었다.
게임의 세상은 꼭 현실의 세상과 닮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새삼 배웠다. 2D이기에, 게임이기에 가능한 트릭들의 좋은 예를 많이 본 듯.
한 시간을 플레이해본 감상으로는, 퍼즐 플랫포머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에게 주저 없이 추천.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두 시간 반째(챕터 1 공장 거의 클리어)의 감상은... 음...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할 듯.
그리고 네 시간째. 챕터 2 병원 거의 클리어, 챕터 3 서커스 시작.
섬뜩한 연출들이 점점 눈에 띄는데, 이 게임의 특성상 무언가 갑작스럽게 확 튀어나오거나 하지는 않아서─Closure에서 모든 요소는 플레이어가 컨트롤하는 빛에 의해 수동적으로 드러나게 되기 때문에─기묘하고 적막하지만 역시 호러라고까지는 느껴지지 않는다. 적어도 LIMBO처럼 시체나 괴물이 널려 있지는 않으니ㅋㅋㅋㅋㅋ 흠 혼자 한밤중에 하면 무서울 것 같긴 해.
나 이 게임 마음에 들었나 보다. 스크린샷을 계속 찍게 되네.
이하는 메모. 다분히 개인적. 어차피 이 블로그 개인 블로그니까.
어두운 세계로부터의 탈출?
스테이지 선택도 게임 본편과 같은 형식의 방으로 연출 (Journey 생각난다...)
자유롭게 들고 옮기는 광구,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광구, 박스나 원통 등 사물에 부착된 광구, 끈에 매인 광구
자리를 옮길 수 없는 광원 (전등)
광구를 떨어진 위치로 옮겨 주는 단상 - 퍼즐 요소 배가 + 일일이 광구를 들고 옮기는 지루함 감소
광구를 놓을 수 없는 공간 (배경의 X 문양으로 표시)
과녁과 총 - 플레이 내내 조심스럽게 지켜 왔던 광원을 깨뜨려야만 나아갈 수 있는 레벨
빛을 통과시키는 유리벽
광구를 특정한 위치에 두고 플레이어만 움직이거나, 레일의 이동에 따라 이동하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
빛을 받아 그 존재가 드러나는 순간 밝아지는 광원 - 갑작스럽게 넓어지는 세계.
(게임 허브에 가 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가장 처음 'Closure'의 타이틀이 환하게 밝아지는 부분의 스크린샷을 찍었더라.)
거미(악마?)와 세 페르소나, 각 페르소나에 따라 다른 배경 (인부와 공장, 여인과 병원, 소녀와 서커스 천막)
시선을 끄는 오브젝트와 레벨디자인 사이의 연계 (병원의 고양이, 병원 23레벨?의 천장의 움직이는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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